홍차를 좋아하는 이들은! 한번은 가보고 싶어할, 프랑스와 파리에 본점을 둔 Tea room, MARIAGE FRÈRES(마리아쥬 후레루)긴자본점에 가보았다.
긴자4쵸메 교차점에 있는 산아이빌딩을 기준으로 하루미도오리를 스키야바시방면으로 좀 더 걸으면, 1쵸메에 쇼와의 느낌이 풍기는 레트로모던의 『스즈란도오리』라는 한적한 길로 들어서게 된다. 마리아쥬 후레루는 그 길에 걸맞는 엘레강스한 느낌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나는 파리의 본점에 가 본적은 없어 많은 점포들과 비교를 할 입장은 아니지만, 홍차에 능통한 지인들에게 이 곳의 명성을 익히 들었기에 항상 가봐야지..라고 생각했다. 긴자라는 위치 상 조금은 멋을 내고 가야지!라고 기합을 넣고 가야 할 (나에게 있어서는) 곳이지만, 특히 마리아쥬 후레루와 같은 가게의 격조있는 분위기에 맞추도록 평상복으로 무리겠지라고 생각했다. 여러 상상을 하던 중 첫 방문은 신년의 들뜬 기분이 아직 남은 1월의 추운 날, 가족들과 함께 였다.
멋지고 세련된 이미지의 가게 앞은 말할 것도 없고, 긴장감에 한 발 내딛어 들어가보니.. 나무의 온기가 느껴지는 가게 내부는 아름다운 곡선으로 만들어진 찻 잔세트 , 전에 잡지에서 본 듯한 끝없이 줄지어진 차 잎이 들어있는 홍차 캔을 볼 수 있었다.
오픈은 오전 11시이지만 살롱은 11시 반 오픈이기에 조금 빨리 도착했다면 천천히 판매코너나 차 박물관 안을 보는 것도 가능.
2층에 있는 살롱으로 가면 새하얀 테이블보에 목재의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티룸이지만 왠지 프렌치 요리를 풀코스로 접대 받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하는 셋팅에 기가 눌려 더욱 당당해지려고 하는 나를 발견했다.(이 날은 살롱만 이용)
메뉴를 보니 세계의 모든 다원 상표가 모여 있는 듯한 500종류 정도 되는 티 메뉴 (얼그레이만 해도 10종류_)가 있었다. 홍차에 대해 다소 지식이 없으면 모를 법한 알파벳과 카타카나의 차 이름들 중에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신경쓰지말고 부끄러워 말고, 그때그때 점원에게 물어보자. 자신이 마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맛보는 일이 있다면 모처럼의 티타임을 즐길 수가 없으니 말이다.
이 날, 내가 고른것은『히말라야 장미』라는 이름의 다즐링티. 플레이버 티가 아닌데도 향과 맛이 장미의 뉘앙스가 풍기는, 멋진 이름을 가진 괜찬은 쵸이스였다. 맛을 본 뒤 모닝 티임에도 불구하고 그 우아함에 빠져 오후의 할 일을 까먹은 채 즐기고 있었다.
함께 고른 디저트는 커다란 크렘브뤼레. 쓴 맛을 가진 크런치 캬라멜과 녹아내릴 것 같은 달달한 카스타드가 입에 넣을 때마다 행복함에 젖어 들었다. 정월에는 먹을 복에 세뱃돈까지. 축하할 만한 신년의 풍족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올해도 정진!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땡큐!
티타임의 시츄에이션은 사람마다 타이밍이 있다고 보지만 나에게 격려의 선물로, 가장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당신이 홍차를 즐기는 이라면 반드시! 티룸의 왕도를 걷고 있는 이 곳, 마리아쥬 후레루를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