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쇼 시대에는 골목마다 고급 요정이 줄지어 유흥가로 번성했다는 카구라자카.
이이다바시 언저리를 거닐다 강렬한 샤미센의 리듬에 놀라 다리를 건너 소리가 나는 카구라자카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차량 통행이 차단된 좁은 언덕길이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언덕길 입구에는 카구라자카 동네 축제를 알리는 입갑판이 서 있고, 그 바로 옆에서 한 젊은이가 샤미센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강렬하고 극적인 비트라니. 놀랐다. 샤미센은 느긋한 박자에 앵앵 늘어지는 소리를 내는 악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빠른 템포에 어깨가 절로 들썩거린다. 인파 옆으로는 등에 카구라자카라고 커다랗게 쓰인 겉옷을 걸치고 나막신을 신고 지나가는 아저씨가 있다. 그 뒷모습에서 동네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옛 명성을 되살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옛날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기 때문인지, 카구라자카 거리 축제의 내용은 전통 예능 중심이었다. 그것도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젠코쿠지 절과 뒤에서 동네를 뒤받침하고 있는 아카기 신사가 축제의 거점이다.
아카기 신사에는 시치고산을 축하하기 위해 시모노를 차려 입은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고 있고,
젠코쿠지 절에는 무얼 기원하는 것인지, 불전함에 동전을 던지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언덕길이 끝날 때까지, 거리는 온통 소박한 축제의 물결이었다.
동네 사람들과 혼연일체가 된 그야말로 동네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