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행객들도, 현지에 거주중이신 분들도 언뜻 보았을 수 있는 익숙한 위치에 있는 카페를 소개합니다.
JR시부야 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면 있는 횡단보도가 교차하는 거리를 건너, 시부야 역 앞 사거리를 내려다보는 스타벅스와 마루이 멘즈 건물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갑니다. 한참 가다 보면 시부야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디즈니 스토어 쪽 거리로 들어가, 애플 스토어 앞을 지나면 금색 찬란한 miumiu건물 앞에 있는 한 세련된 카페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소개할 kurage(くらげ)라는 카페입니다. 도쿄 도가 예술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개설한 도쿄 원더 사이트 시부야의 1층에 위치해, 일본식 카페를 전개하는 회사의 체인점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이 곳을 처음 안 것은 2009년 대학에 입학하고 시부야로 자주 쇼핑을 오게 된 다음입니다. 센터가이는 너무 붐벼서 싫고, 파르코 백화점 안에 있는 카페는 너무 비싸고, 체인점 카페는 갈 기분이 아닐 때 은근히 가기 좋은 곳입니다. 아주 한적하지는 않지만, 창문 앞에 앉아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거나 카페의 분위기 속에서 지나가는 시간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이 곳에서 유명한 메뉴는 뭐니뭐니해도 오곡밥과 세 가지 반찬, 미소시루가 딸려 나오는 시부야 정식입니다. 계절과 요리사 마음에 따라 매번 바뀌는 반찬은 일본 가정에서 맛볼 수 있는 소박한 것들입니다. 이외에도 두유를 끓여 위에 뜨는 막으로 만든 유바에 새우를 말아 삶은 반찬, 닭고기 덮밥 등 일본의 냄새가 나는 메뉴들이 있습니다. 일본식 카페답게 맛차를 활용한 파르페, 녹차, 코코아 등의 다양한 디저트 메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날은 우메보시가 올라간 돼지고기 우동을 시켜 보았습니다. 따뜻한 국물에 퍼지는 상큼한 우메보시 향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일본의 식문화를 또 하나 배웠습니다. 도쿄로 여행온 언니가 노래부르던 오므라이스도 결코 저렴하지는 않지만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카운터에 앉은 외국인이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신문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혼자 온 도쿄 언니가 커피를 옆에 놓고 맥북에 시선을 내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시부야답지 않게 안정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카페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 손님의 비율이 높지만 외국인들도 드나드는 곳인 만큼 남자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카페입니다.
영업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23시 30분, 마지막 주문 시간은 23시입니다.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있으니 시부야에서 쇼핑 후에 꼭 들러 보시길 바랍니다.^.^